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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넥타이’ 다시 맨 MB “초심으로”

입력 | 2011-02-26 03:00:00

어제 취임 3주년 비서관회의 “내 장래보다 나라 생각하라”
野4당은 MB 3년 심판대회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약간 굳은 표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구제역, 유가 및 물가 불안 등 국내외 사정을 감안해 특별한 행사를 열지 않았다. 그 대신 취임식 때 착용했던 옥색 넥타이를 매고 행정관들까지 참석시킨 가운데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3년 전 여의도(국회)에서, 국민 앞에서 하루 종일 맸던 넥타이를 하고 왔다. 이 넥타이를 다시 맨 이유는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나라 생각보다 나의 장래에 대해 복잡한 생각을 한다면 이 자리(청와대)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면서 “각자가 남은 2년 동안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서관들과의 문답에서 이 대통령은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가짐을 바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 운영권 비리사건을 떠올린 듯했다. 이 대통령은 “한 명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도 청와대나 정권 전체의 잘못으로 평가한다. 이 정권에선 스캔들 같은 것이 터져서는 안 된다”면서 “역대 정권에서 계속돼 온 비리·부정의 매듭을 끊어야 한다. 이것만 해도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는 이날 특별강연에서 “국가의 손길과 돌봄을 기다리는 민심과 자율적 시민의식을 갖고 정권을 감시하는 냉혹한 비판자의 민심이 공존하고 있다”며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것은 ‘애민’이고, 공정경쟁은 ‘위민’이다. 양면을 잘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은 이날 밤 서울광장 동편에서 진보연대를 비롯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이명박 정권 3년 심판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3년은 ‘전망대’다.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구제역 방역 등 총체적 무능으로 나라를 ‘전부 망친 대통령’이라는 것이 국민의 평가다”라고 혹평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