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 학교 교수였던 김영하는 최 씨의 죽음이 아사(餓死)가 아니었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최 씨가 굶어죽었다고 믿고 있는데 놀랐다”면서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샘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었다고 고인의 마지막을 수습한 친구들로부터 들었다”고 썼다. 그는 “최 씨는 재능 있는 작가였으며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존심 하나만으로 버티다 간 무능한 작가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최 씨의 죽음을 ‘아사’로 키우고 싶은 매체들은 야단이 났다. 일부 정치인 장관들도 이런 분위기에 영합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예술인 복지법’ 제정을 운운하며 과잉 반응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최 씨가 죽어가면서 남겼다는 글을 인용해 “그곳에선 남은 밥과 김치가 부족하진 않나요”라는 애도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애초 보도와 달리 뒤늦게 공개된 최 씨의 쪽지에는 ‘남은 밥’이란 표현은 없었다. 경찰은 최 씨의 사인은 부검 결과 아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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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