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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재테크]‘관행적 허위계약서’ 주택 팔때 절세

입력 | 2011-02-12 03:00:00

다운계약서 썼어도 실제취득액 입증땐 양도세 덜내




《 2004년 10월 안모 씨(62)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7억 원에 취득하면서 양도하는 최모 씨(56) 요청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 다운계약서에 기재된 매수금액은 원래 금액보다 2억 원이나 낮춘 5억 원. 얼마 전 이 아파트를 13억 원에 팔고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려니 다운계약서가 마음에 걸린다. 안 씨는 현재 1주택자이지만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해 내야 할 세금이 만만치 않다. 다운계약서에 작성된 금액이 아닌 실제 계약서에 있는 매수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을까. 》
실거래가 신고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대부분의 아파트 거래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6년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시행됐고 2007년부터는 부동산 등을 사고팔면서 얻은 실제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과세기준을 ‘기준시가’ 원칙에서 ‘실제거래가격’으로 모두 바꿨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안 씨처럼 관행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써줬던 사람들이 늘어나는 양도소득세 때문에 고민에 빠지게 됐다.

안 씨가 당시 작성했던 다운계약서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면 1가구 1주택이라도 비과세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세 부담은 1억4281만 원이나 된다. 그러나 만약 실제취득가액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대략 4000만 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다행히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어도 실제 매매계약서와 영수증 등 실제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가 있다면 양도소득세를 신고할 때 실제 매수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혹시 실제 계약서를 분실했다고 하더라도 매매대금 이체 명세 등으로 실제 취득가액을 입증하면 안 씨는 실제 취득가액 7억 원 기준으로 양도세를 내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안 씨에게 개포동 아파트를 팔았던 최 씨의 누락된 양도세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씨가 개포동 아파트를 2002년 12월에 4억5000만 원에 취득했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다운계약서상의 양도금액인 5억 원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대략 2000만 원 납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 씨가 실제 취득가액을 입증해 양도세 신고를 하면 세무서는 2004년 최 씨가 실제로 양도한 금액은 7억 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부과제척기간은 5년이지만 다운계약서 작성은 국세를 회피하기 위한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돼 10년 동안 세금 추징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최 씨는 누락된 양도소득세 8000만 원과 신고불성실가산세(10%) 및 납부불성실가산세(1일 0.03%)로 약 7200만 원, 총 1억5200만 원의 세금을 더 내야 된다.

사례에서처럼 2005년 이전에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매수자들은 실제 취득가액을 입증하면 이를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큰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2006년부터는 부동산 거래 시 실거래가 신고를 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매도자는 물론이고 매수와 부동산 중개인에게까지 취득세의 최대 3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매도자에게는 이후 적게 납부한 양도소득세를 추징할 때 추징세액의 40%에 달하는 부당과소신고가산세와 하루에 0.03%씩 늘어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추징한다.

또한 앞으로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매수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규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여전히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는 사람이 주택을 살 때는 어차피 나중에 비과세되면 취득가액에 따른 세금 차이가 없기 때문에 쉽게 매도자의 요구에 따라 다운계약서를 작성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11년 7월 1일부터는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준 사람은 양도소득세 비과세나 감면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예전에는 미등기양도자산에 대해서만 이러한 혜택을 배제했는데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실제 거래가액과의 차액만큼을 비과세 및 감면세액에서 차감한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만약 안 씨가 2011년 7월 1일 이후 주택을 취득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다면 나중에 안 씨가 이 주택을 1가구 1주택 비과세요건을 갖추어 팔더라도 비과세해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손문옥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