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중순 팀 꾸려 소말리아 가라드항 출발납치훈련 받아… ‘石선장 총알’ 해적 소총탄환 확인
《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조사 결과 해군 작전 과정에서 사살된 해적 두목 아브디 리스끄 샤끄(28)는 7차례의 선박 납치 경험이 있는 것으로 6일 드러났다. 또 해적이 선원들의 소지품을 뒤져 강탈한 현금과 귀중품은 모두 2750만 원어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수사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수사결과를 7일 발표한 뒤 해적 5명의 신병과 수사기록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
○ 해적 공모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혐의로 국내에 압송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해적이 조사를 받으러 6일 오전 부산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같은 달 22일경 이란 국적 40∼50t급 어선을 모선으로 소말리아 가라드 항을 출항한 뒤 납치할 선박을 찾아 약 25일간 항해. 이 과정에서 총기조작 및 사격술과 사다리 이용한 선박 진입 훈련을 약 15일간 받음.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이들은 삼호해운㈜에 몸값을 요구하는 등 사전에 해적 행위를 공모. 삼호주얼리호 표적 납치는 사건을 주도한 해적 두목이 숨져 수사 못함.
○ 선박 강취 및 선박 운항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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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해적 8명은 2차로 배에 올라 선미 로프창고에 숨어 있던 선원들을 살상용 무기로 위협. 또 조타실과 선실 등에 감금한 뒤 항로를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로 향하도록 강요.
○ 몸값 요구
해적들은 두 차례에 걸쳐 석해균 선장을 통해 삼호해운에 전화를 걺. 해적 두목은 삼호해운 관계자에게 “우리는 돈을 원한다. 돈을 준비해라. 소말리아로 입항한다”며 몸값을 요구.
○ 청해부대 작전 대항
청해부대 진압작전 당시 해적들은 조타실 옆 외곽에 한국인 선원들을 인간방패로 세움. 해적들은 갖고 있던 살상용 무기류 등으로 진압하던 해군 장병 3명을 살해하기 위해 조준사격.
○ 석 선장에 대한 해상강도 살인미수
생포한 해적 가운데 1명은 지난달 21일 해군 진압작전이 시작되자 조타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석 선장을 살해하기 위해 지니고 있던 소총을 발사해 석 선장에게 의식불명 상태의 중상을 입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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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죄 수사
지난해 10월 해적에게 납치된 원양어선 금미305호 등 과거 우리 선박 피랍과 이들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했지만 생포된 해적들은 모두 “모른다”며 일관되게 진술해 관련성 확인 못함.
○ 수사 결론
해적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위력을 이용해 해상에서 삼호해운 소유 삼호주얼리호(시가 500억 원 상당)와 선박에 실려 있던 화물(시가 70억 원 상당), 선원 소지품을 뒤져 현금과 귀중품 등 2750만 원 상당을 강취.
또 스리랑카로 향하던 삼호주얼리호 항로를 강제로 변경. 배에 있던 석 선장 등 21명을 인질로 잡고 선박 운영사에 몸값을 요구했지만 삼호해운이 응하기 전에 해군에 진압돼 미수에 그침.
이런 점으로 볼 때 해상강도 살인미수, 선박 및 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인질강도 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살인미수의 죄책을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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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수사 매뉴얼’ 통했다▼
소말리아 사진 보여주며 해적 자백유도 등 16가지
해적 수사 매뉴얼은 피의자 인권 건강 종교 회유 수사기본 사항 위주로 꾸몄다. △소말리아 사진, 풍경, 영화를 보여주며 심리적 자극으로 회유 △국내 이슬람학자를 통해 회유 △조직, 범행 전모 등 부담 가는 내용 대신 순차 조사 △가족 또는 현지 조직원 확보되면 연결 △자술서 5회 이상 작성 등을 담았다. ‘해적이라도 인권은 존중하되 이번 해적 수사가 국제 표본이 될 수 있는 만큼 무리하지 말고 절차 등 수사기본을 착실히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백이 나올 수 있도록 해적 건강 상태에 관심을 두고 종교적 감성적 심리적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회유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시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