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기업, 2376억 공동투자
정부가 안정적인 식량안보 체제를 갖추기 위해 범국가적 곡물조달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와 aT는 5일 “해외 농장을 확보하고 미국에 국제 곡물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안정적인 곡물수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 곡물조달은 해외 4대 메이저 업체를 통한 수입과 일부 국내 민간업체에 의한 소규모 해외농장 운영 등이 전부였으며 국가적인 조달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었다.
aT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 국제곡물회사를 설립해 올해 5만 t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연간 400만 t의 콩, 옥수수, 밀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곡물수입량의 약 30%에 이르는 규모다. 이 국제곡물회사에는 aT 외에 삼성물산, CJ제일제당, STX, 한진 등 민간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총 2376억 원(aT 950억 원, 민간기업 1426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긴급히 식량 안보체제 확보에 나선 것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2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그나마 자급률이 100% 정도 되는 쌀을 빼고 나면 다른 식량의 자급률은 4∼5%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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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필형 aT 곡물사업단 사업운영팀장은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며 “2011년 미국시장에 진출해 우선 콩과 옥수수를 각각 5만 t씩 자체 회사와 시스템을 통해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사업 초기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제라도 곡물기업 육성 등 조달 시스템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