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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땐 박주봉에 막혀 만년 2인자”

입력 | 2011-01-28 03:00:00

최고상금 코리아오픈 주관
토마스 룬 국제연맹 사무총장




파란 눈을 지닌 거구의 사나이가 능숙한 젓가락질로 컵라면을 게 눈 감추듯 했다. “김치가 없어 아쉽네요.”

27일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만난 국제배드민턴연맹(BWF) 토마스 룬 사무총장(41·덴마크·사진)은 마침 요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를 주관하기 위해 지난주 한국을 찾았다. 셔틀콕 스타 출신인 그는 한국과 인연이 많다. 1992년과 1993, 1995년 코리아오픈 혼합복식에서 우승했다. “내가 우승했던 이 대회가 이번에 BWF 사상 최다 상금이 걸린 최고 대회로 성장해 흐뭇합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 배드민턴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네요.”

현역 시절 그는 이번 대회에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박주봉 감독과 라이벌이었지만 2인자일 때가 많았다. “박주봉이 은퇴한 후인 1993년과 1995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어요. 1996년 박주봉의 복귀로 혼합복식을 포기하고 이듬해 은퇴했죠.”

20년 넘게 한국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던 그는 불고기, 갈비 같은 한국 음식을 즐기며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신다. 코펜하겐 비즈니스스쿨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지도자 대신 자국 배드민턴협회에서 일하다 2009년 BWF 사무총장 공채에 합격했다. BWF 주최의 주요 슈퍼시리즈 대회를 관장하고 마케팅, 경기운영 등을 총괄한다. 룬 총장은 “덴마크에서는 인구의 10%인 50만 명 정도가 배드민턴을 치고 TV 중계도 많이 한다. 한국은 소수의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체계적으로 육성하면서 세계 정상의 실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날 남자복식 경기에서는 이번 대회에 처음 짝이 된 김기정(원광대)-김사랑(인하대) 조가 16강전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2위 마르키스 키도-헨드라 세티아완 조(인도네시아)를 2-0(21-18, 21-18)으로 꺾는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이들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이용대-정재성 조(삼성전기)와 4강 진출을 다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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