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일본 3대 공원 중 하나로 꼽히는 가이라쿠엔. 3000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만개해 절경을 이루는 2월 말∼3월에 매화축제가 열린다. ②이바라키 현에서 가장 높은 쓰쿠바 산에 위치한 온천탕에서 바라본 간토 평야의 웅장한 모습. ③오아라이 수족관의 자랑인 돌고래 쇼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사진 제공 이바라키 현청
하루 4차례 열리는 물개·돌고래 쇼는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최고의 인기 코스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시원한 태평양 바다에는 한겨울인데도 파도타기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점점이 떠 있다. 미녀 조련사들의 손짓에 따라 돌고래가 머리를 수면 아래 둔 채로 비치볼을 꼬리로 쳐서 관객에게 보내면 노랑, 파랑 등 색색 모자를 쓴 유치원생 단체 관람객들이 일제히 ‘스고이(대단해)’라고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이바라키에선 눈과 입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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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키 현에서 생산되는 일본산 흑우인 ‘히타치 쇠고기’. 육즙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스테이크로 요리하는 것이 제일이다.
연근해에서 잡아 온 싱싱한 해산물이 거래되는 이곳의 별미는 노점에서 사먹는 생굴. 굴 장수가 생굴을 까서 먹기 좋게 손질해 껍질째 건네주면 간장을 살짝 뿌려 입에 털어 넣는데 겨울이 제철인 생굴 맛에 반한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 이채롭다. 가격은 개당 200엔 정도. 2개에 300엔 하는 반짝 세일 시간에 맞췄다면 운이 좋은 셈이다. 이곳에서는 생물 해산물 말고도 오징어 등 각종 건어물을 비교적 저렴한 값에 장만할 수 있다.
오아라이 수산시장에서는 연어알, 성게알, 새우, 참치 등 다양한 수산물을 밥 위에 얹은 일본식 회덮밥을 맛볼 수 있다.
일본 왕실 가족이 오아라이 시를 방문하면 묵고 간다는 이 호텔에 머무를 기회가 있다면 호텔 9층에 있는 온천욕장 순례는 필수다. 뜨끈한 탕에 몸을 깊이 담근 채 눈앞에 펼쳐지는 태평양 수평선을 바라보는 느낌은 여유를 넘어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아침 이른 시간 부지런을 떨면 탕 안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이바라키 현에는 이처럼 태평양을 바라보는 온천장을 갖춘 숙소가 적지 않다.
○ 일본 3대 폭포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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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아귀로 만든 아귀 전골(앙코나베) 요리는 겨울철 이바라키의 대표적인 요리다. 사진 제공 이바라키 현청
후쿠로다 폭포 인근에는 후쿠로다 온천이 있는데 폭포에서 버스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일본 전통식 여관 스타일의 호텔 오모이데로망칸에는 계곡물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노천 온천이 있어 여독을 풀 만하다. 미식가라면 이바라키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오쿠쿠지 샤모’라고 불리는 이바라키 토종닭이다. 원래 싸움닭으로 기르던 품종을 120일 이상 장기 사육해 쫄깃한 육질을 자랑한다. 전국 토종닭 맛 품평회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는 이바라키산 닭은 간장으로 조려 도시락 반찬으로도 쓰이고, 전골 요리 재료로도 인기다.
기존에 도쿄 나리타 공항을 통해야 갈 수 있었던 이바라키는 지난해 이바라키 공항이 문을 열면서 한국인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1회 인천∼이바라키 노선을 운항한다. 이바라키 현 여행 상품은 이바라키 현이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2월 7일 개설 예정인 인터넷 관광안내 사이트(www.ibaraki.kr)에서 검색할 수 있다.
이바라키=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내가 직접 만든 소바는 왜 더 맛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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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명인의 지도를 받으면서 직접 만들어 소바를 시식하는 체험은 이바라키 여행에서 놓치면 안 될 재미다. 사진 제공 이바라키 현청
전통 목조건물 형태로 지은 체험관에 들어서면 메밀가루와 밀가루, 물 등 소바 반죽재료가 준비돼 있다. 8 대 2 비율로 섞은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주둥이가 넓은 용기에 넣고 물을 부어 손으로 섞다 보면 허리에 뻐근함이 느껴질 무렵 서서히 반죽이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손바닥으로 반죽을 치대가며 면의 쫄깃함을 높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반죽을 한쪽 방향으로 조금씩 회전시켜 가면서 나무 밀대로 얇게 펴서 넓적한 사각형 모양을 만든다.
바로 옆에서 시연을 하는 소바 명인의 반죽 모양과 달리 내가 만든 반죽은 못생겼다고 속 상해할 필요는 없다. 반죽을 망쳤다는 생각이 드는 위기의 순간마다 옆에서 지켜보던 푸근한 인상의 소바 명인이 구세주처럼 등장해 반죽을 몇 번 매만져 주는데, 신기하게도 금세 먹음직스러운 반죽 형태를 되찾는다. 얇게 편 반죽을 두 번 겹치게 접은 뒤 도마에 올려놓고 손목 힘을 이용해 일정한 두께로 썰어내자 면이 완성됐다.
장인이 이 면을 삶아서 찬물에 헹군 뒤 채반에 담아 내오는데, 젓가락으로 휘휘 말아 간장 양념장에 푹 담가 입에 가져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맛은 투박하지만 내가 직접 만든 소바라는 생각에 채반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다. 소바는 역시 짭짤한 양념장이 핵심인데 막부시대 지금의 도쿄인 에도(江戶) 사람들은 양념장에 소바를 깊이 담그는 것을 세련되지 않다고 여겨 젓가락으로 집은 면의 끝만 살짝 적셔 먹었다고 하는데, 정작 그들도 죽음을 앞두게 되면 ‘양념장에 듬뿍 찍은 소바를 먹어보는 것이 생전 소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면을 다 먹고 나면 면을 삶아 낸 뜨거운 물(소바유)을 소바 양념장에 부어서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데, 구수하면서도 짭쪼름한 뒷 맛이 예술이다. 면 만들기부터 시식까지 전 과정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비용은 4인 기준 3675엔(4만9000원 상당). 숙박도 가능하다.
이바라키=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