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다시 지난 호의 문장과 짝을 이룬다. 즉, 不可에 대해서는 可殺이란 말을 바꾸어 썼다. 이때의 可殺은 죽일 만하다고 판단하는 말이다. 또 앞서 ‘등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未可라 한 것에 대해서는 ‘들어서는 안 된다’는 뜻의 勿聽이란 말을 썼다. 見可殺焉은 그 사람에게서 可殺의 점을 본다는 말이다. 焉이 지시사와 종결사의 결합인 것은 見賢焉이나 見不可焉의 예와 같다. 國人殺之란 왕이나 제후, 관리가 죽인 것이 아니라 나라 사람 모두가 죽였다는 말로 그 처형을 정당하게 여긴다는 말이다.
맹자는 이 ‘양혜왕·하’ 제7장에서 左右皆曰賢∼, 左右皆曰不可∼, 左右皆曰可殺∼의 세 문장을 나란히 두었다. 같은 어구를 세 번 반복하는 것은 구비문학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한문고전의 문장에서도 그러한 표현법이 적지 않게 발견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