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사는 서양인이 장기를 기증해 5명이 새 삶을 얻었다.
서울성모병원은 의정부의 외국인학교 교사로 일하던 미국인 교사 린다 프릴 씨(여·52·Linda Freel)가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되면서 그녀의 남편이 장기를 기증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내에서 중국이나 필리핀 등 동양인이 아니라 백인이 장기를 기증하기는 처음.
린다 프릴 씨는 20일 뇌출혈로 쓰러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외국인학교장이자 남편인 렉스프 릴 씨는 의료진에게서 뇌사소견을 들은 뒤 다음날인 21일 평소 고 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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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신장은 만성 신장질환자 2명에게, 간은 환자 1명에게 이식됐다. 또 각막 2개는 2명에게 이식됐다. 조직은 화상 등의 원인으로 고통 받던 환자에게 이식될 예정.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 받을 때는 가족이 동의하는데 시간이 걸려 수술이 어려운 사례가 가끔 있었지만 이번에는 가족이 장기기증을 빨리 결정해 건강한 장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장기를 기증받아 새 생명을 얻은 환자들은 건강상태가 좋은 편이다.
프릴 씨 부부는 14년 전 한국에 입국해 외국인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학생 교육 및 선교 사업을 위해 힘썼다.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교수는 "미국의 경우 100만 명 당 35명이 장기를 기증하지만 우리나라는 100만 명 당 5명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 프릴 씨 가족의 값진 결정이 대한민국의 이웃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며, 생명 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더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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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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