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수상한 흥신소’ 대본★★★☆ 연출★★★★ 연기★★★☆ 무대★★★☆
귀신을 의뢰인으로 하는 흥신소라는 기발한 발상에 서민들의 애환을 녹아낸 연극 ‘수상 한 흥신소’. 사진 제공 극단 익스트림플레이
전반부 웃음 코드는 대학로 흥행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연상시킨다. 주인공 오상우(박상협)는 허울만 고시준비생일 뿐 놀고먹는 백수다. 하지만 그에겐 남다른 재주가 있다. 귀신을 볼 수 있는 것. 그는 이를 이용한 신종사업을 구상한다. 우연히 친해진 남녀 귀신 둘과 힘을 합쳐 귀신들의 하소연을 듣고 이를 대신 풀어주는 흥신소를 차린다. 김종욱 찾기의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떠올리게 하는 발상이다. 이 흥신소를 찾는 국회의원, 동성애자, 가수 지망생, 외판원 출신의 귀신 의뢰인을 단 한 명의 배우, ‘멀티맨’(이장원)이 숨 가쁘게 변신하며 소화하는 점도 닮았다.
가수 지망생이었던 귀신이 어설픈 랩을 선보이면 오상우가 “제 점수는요∼” 하며 받아치는 식으로 톡톡 튀는 웃음을 안겨주던 연극은 후반엔 촉촉하게 젖어든다. 후반부의 감동코드는 대학로의 또 다른 뮤지컬 흥행작 ‘빨래’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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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전체적으로 깔끔했지만 개운치 못한 부분도 있다. 일부 배우의 지나친 즉흥 대사나 혀 짧은 발음이 몰입을 방해했다. 오상우가 귀신을 볼 수 있는 데엔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맨 끝에야 슬쩍 언급해 의아했다. 주연 커플보다 조연들의 로맨스가 더 절절한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i:2만5000원. 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상명아트 홀2관. 02-2075-2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