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지난 호의 문장과 짝을 이룬다. 그런데 賢에 대해서는 不可란 말을 바꾸어 썼다. 이때의 不可는 어질지 못하다고 판단하는 말이다. 앞서의 未可가 ‘아직 등용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 혹은 ‘아직 등용해서는 안 된다’로 풀이되는 것과 구별된다. 見不可焉은 그 사람에게서 不可한 점을 본다는 말이다. 焉이 지시사와 종결사의 결합인 것은 見賢焉의 예와 같다.
주자(주희)가 말했듯이 사람 중에는 세속과 함께 하여 남들이 모두 좋아하는 鄕原(향원)도 있고 特立(특립·홀로 우뚝 섬)하여 세속의 미움을 받는 君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는 나라 안 사람들이 모두 그를 어질다고 평가하거나 불가하다고 비판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그 사람의 賢否(현부)를 직접 살펴 본 뒤에 등용하거나 버려야 한다. 어질다고 판명되면 그 사람을 깊이 알아 중책을 맡길 것이고, 불가하다고 판명되면 재주 없는 자들이 요행으로 등용될 수 없게 될 것이다. 어진 이를 등용하되 부득이한 것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 점을 두고 말한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