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중국어문학연구소 500만자 분량 10권 출간
서기 527∼529년 사이에 출간된 문선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쳐 고구려의 대학인 경당(경堂)과 통일신라의 국립대학인 국학에서도 기본 교재로 채택했다. 조선시대 서거정은 ‘문선’의 체제에 따라 ‘동문선’(東文選·동쪽의 문선이라는 뜻)을 편찬했다.
문선은 한문학에서 중요한 위치였음에도 분량이 많은 데다 난해한 문장도 많아 지금까지 완역되지 못했다. 서울대 중국어문학연구소의 김영문 김영식 양중석 염정삼 강민호 연구원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1차 번역을 하고 서울대 중문학과 허성도 송영준 유종목 오수형 이영주 교수가 교열을 맡아 완성했다. 2년 6개월에 걸쳐 번역한 분량은 200자 원고지 2만5000장. 이번에 색인집 1권을 포함해 10권 분량으로 출판했다.
서울대 중국어문학연구소는 고대의 주석본과 현대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 번역본을 모두 참조해 문맥상 가장 타당한 번역을 골라 실었다. 대표 번역자인 염정삼 연구원(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인문한국 연구교수)은 “한글을 사용하는 새로운 학문 세대가 한문 원전을 연구할 때 참조할 수 있는 번역과 해석의 전범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