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스테마 출신 플루트 연주자니콜라스 레알 씨 한국 방문
처음 악기를 만지는 학생에게 바로 실습을 시키는 엘시스테마. 베네수엘라 연주자 니 콜라스 레알 씨(오른쪽)는 이를 종교와 같다고 설명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 관에서 이성호 중앙대 교수와 함께. 사진 제공 린덴바움뮤직
한국을 찾은 베네수엘라의 플루트 연주자 니콜라스 레알 씨는 ‘엘시스테마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린덴바움뮤직이 주최한 한국형 엘시스테마의 과제와 미래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해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와 즉석 대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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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가 엘시스테마의 교육 방식을 묻자 레알 씨는 “학생이 교사를 택한다”고 답했다. 주민이 연주자를 찾아와 음악을 가르쳐달라고 한다는 말이다. 연주자는 음악에 대해 미리 알고 온 학생부터 전혀 모르는 학생까지 수준에 따라 가르친다. 레알 씨는 “중요한 점은 이론 수업을 한 뒤에 연주를 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오케스트라 연주부터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가 “돈 안 되는 일에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있었을 것 같다”고 하자 레알 씨는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는 35년간 ‘연주하고 싸워라(To play and to fight)’라는 말을 강조했다. 우리의 싸움이 옳았다는 게 지금 증명되지 않았는가”라고 답했다. 엘시스테마 창립자인 아브레우 박사는 빈민 청소년에게 악기를 건네며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와 싸우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레알 씨는 엘시스테마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르치고 배우고 연주하는 모든 단계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부모와 사회 전체가 엘시스테마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사회의 관심을 강조했다.
레알 씨는 19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초등학생 20여 명으로 구성된 세종 꿈나무 오케스트라와 만나 일일 지도에 나섰다. 그는 처음 악기를 만져보는 아이가 섞여있는 오케스트라를 엘시스테마식으로 한꺼번에 지도했다. 첫 합주가 끝나자 레알 씨는 “소리가 좋지 않으냐”고 물었다. 아이들이 고개를 흔들자 그는 “우리가 처음 함께 만든 소리잖아. 난 참 좋았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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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혁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