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글쓰기, 문제점 지적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중요글로 표현하기 힘들다면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방법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방학숙제인 일기나 독후감을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부지기수이다. 필자는 큰 아이와 일기 쓰는 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큰 아이는 자신이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필자는 아이에게 어떤 방식으로 써보면 좋을지 조언했다. 얼마 뒤 큰 아이의 일기장을 보니 ‘학교에 갔다 와서 집에서 쉬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텔레비전을 봤다. 즐거운 하루였다’라고 쓰여 있었다. 아이는 하루 동안 다양한 일을 했지만 막상 글로 표현하는 데는 서툴렀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고 간단하게 압축해 적은 것이다.
수학과목에서도 이제 글쓰기가 필요해졌다. 일반적인 글쓰기도 힘든데 ‘수학일기를 쓰라’ ‘수학독후감을 쓰라’고 하니 평소 수학을 좋아하던 아이조차 싫증을 낼 수 있다.
수학적 글쓰기가 딱딱한 수학일기나 수학독후감으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 스스로가 창의적으로 생각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시돼야 할 것은 바로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는 일이다. 어른의 잣대로 아이의 표현이 맞고 틀림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창의적인 수학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완벽한 글이 아니더라도 그 자체를 인정해준다. 글로 표현하기 힘들 경우 자신의 생각을 그림이나 낙서로 표현할 수도 있다. 아이가 표현한 것을 보고 함께 글로 옮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쓴 글이 있다면 내용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아이에게 칭찬을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다르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한두 가지만 이야기하도록 한다. 단, 대안 없이 문제점만 지적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