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개각-당직 개편
이번 개각의 핵심 에다노 관방장관은 지난해 6월 간 총리 취임 때 ‘40대 간사장’에 발탁돼 화제가 됐다가 7월 참의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후 다시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으로 복귀했다. 40대에 집권당과 내각의 실권 자리를 모두 경험하는 것은 고령 정치가 판치는 일본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에다노 장관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에게 비판적인 인물이다. 간 총리-에다노 관방장관-센고쿠 대표대행-오카다 간사장 등 ‘반(反)오자와 4인 체제’가 구축된 것. 이들은 개각 때마다 당정 요직을 옮겨가며 맡고 있어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도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각료는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이다. 자민당 정권에서 관방장관 재무상 금융상을 지낸 거물로, 지난해 자민당을 탈당한 후 ‘일어나라 일본’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맡았으나 당내 마찰로 최근 탈당했다. 그는 소비세 인상 등 경제정책 전반에서 간 총리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 총리는 자민당 및 공명당과의 정책 공조에도 그를 투입할 방침이다.
광고 로드중
간 총리가 취임 7개월 만에 세 번째 내각을 구성한 것은 일본에선 보기 드물게 잦은 개각이다. 야당은 지난해 말 참의원에서 관방장관과 국토교통상 문책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이들이 있는 한 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해 간 총리로선 이들을 교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예산안 통과가 안 되고, 그러면 국회해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간 총리는 개각을 계기로 세제 등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해 지지율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소비세 인상과 자유무역협정(FTA) 찬성론자로 경제부처 각료를 채우고 증세론의 백전노장인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전 재무상을 관방 부장관에 기용한 데에서 간 총리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당내 오자와 그룹의 반발과 국회해산을 바라는 야당의 비협조가 예상돼 향후 정국은 첩첩산중이다.
문화재 반환 등 주도 지한파 민주당 대표대행으로 옮겨…
국정엔 계속 영향력 행사할듯
광고 로드중
2009년 출범한 민주당 정권에는 지한파 또는 친한파가 적지 않다. 당정의 핵심인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과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상은 한일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은 비록 정권 주류에선 비켜서 있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