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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박종철기념관 찾은 까닭은

입력 | 2011-01-15 03:00:00

검사시절 외압에 맞서 ‘고문치사’ 밝혀내… 당안팎, 靑과 긴장기류속 방문 배경 촉각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박종철 열사 24주기인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있는 기념관을 찾아 벽면에 그려진 박 열사의 얼굴을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4일 서울 용산구 박종철기념관을 찾았다. 이날은 1987년 경찰의 물고문으로 사망한 서울대생 박종철 군의 24주기였다. 최근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밀어붙인 뒤 청와대와 냉랭해진 안 대표가 박종철기념관을 찾은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박종철 군 사건은 ‘정치인 안상수’를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당시 서울지검 검사였던 안 대표는 박 군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꾸며 사건을 덮으려는 정권의 압력을 거부하고 부검을 실시해 고문치사 사실을 밝혀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사건으로 ‘스타 검사’로 이름을 날린 안 대표는 1996년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에 영입됐다.

안 대표는 24년 전 현장검증과 부검을 하던 상황을 설명하며 “심장마비로 처리하라는 상부의 압력을 막아내기 위해 부검 현장에서 경찰을 내보내고, 박 군의 유족 등을 증인으로 불러 부검을 지켜보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점점 잊혀져서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숭고한 뜻이 너무 빨리 잊혀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안 대표가 정치 입문 당시 초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박종철기념관에) 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선 “안 대표가 ‘앞으로 청와대에 할 말을 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