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로봇 ‘인간형 손’ 개발 경쟁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만든 마루Z의 손. ‘그리퍼(집게)’ 방식의 단순한 구조지만 제어가 편리해 정해진 일을 할 때는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집게 밑에 작은 손가락이 하나 더 달려 있어 주방기구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다. 집게의 길이는 7.5cm로 쟁반이나 음식바구니, 컵 등을 잡을 수 있다. 국내에서 인간형 로봇에게 집게형 손을 붙인 것은 마루Z가 처음이다.
#가상 사례 2. 가정용 로봇을 구입했지만 후회가 막심하다. 툭하면 물건을 떨어뜨리지만 과일을 가져오라고 하면 과즙이 뚝뚝 떨어지도록 세게 움켜잡는다.
○ 효율 높은 집게형 vs 사람 닮은 손재주형
2010년 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지로봇센터는 서빙 로봇 ‘마루Z’를 선보였다. 마루Z는 길이 7.5cm 정도의 ‘집게’를 손에 붙이고 바구니, 식빵 등을 집어 옮겼다. 마루 시리즈는 2005년 처음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4번 바뀌었다. 그동안 모두 의인화 방식의 손을 달았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게 되자 ‘그리퍼(집게)’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오용환 KIST 책임연구원은 “튼튼한 손이 필요한 경우 집게 방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기술연구부가 개발한 로봇손 ‘KITECH HAND’. 사람의 손동작을 완벽하게 재현할 목적으로 개발된 실험용 로봇손이다. 국내 최초의 ‘덱스트러스(손재주)’ 방식의 로봇손으로 손가락 4개가 붙어 있다. 사과 같은 둥근 물건도 손끝만으로 잡을 수 있다. 총 16개의 관절이 들어 있어 사람 손 같은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사람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미래형 로봇손’도 연구되고 있다. ‘덱스트러스(손재주)’ 방식이라고 부른다. 국내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로봇기술연구부와 성균관대 최혁렬 교수팀이 각각 연구하고 있다. KIST 인지로봇센터도 최 교수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손재주형 로봇손을 한발 앞서 개발한 곳은 KITECH이다. KITECH는 지난해 말 로봇 팔에 붙일 수 있는 손재주 방식의 로봇손 ‘KITECH HAND’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로봇손은 4개의 손가락에 총 16개의 관절이 들어 있다. 무게 1.1kg, 길이 23cm로 인간의 손보다 30% 정도 크지만 사람처럼 손끝으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젓가락질 가능한 로봇은 언제 나올까
KAIST 휴머노이드로봇 연구센터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2의 손. 사람의 손동작을 흉내 내는 데 주력하는 ‘안트로포모르픽(의인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와이어로 힘줄을 대신해 손가락 5개가 제각각 움직인다. 적당한 힘을 받으면 더는 구부러지지 않기 때문에 둥근 공 등 다양한 물건을 자유롭게 쥘 수 있다.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