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S 엔트리 제외에 ‘1년 더’ 결심“올 계약만료 김성근감독님 돕고 싶어”
고효준. 스포츠동아 DB.
주변에서 다 갸웃거린다. “나 같으면 저렇게 안 할 텐데.” 심지어 가족까지도 만류했다. 당사자도 알고 있다. 자신의 선택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SK 좌완투수 고효준(28·사진)은 문학에 홀로 남아 훈련하고 있다. 캐치볼을 받아주던 보조 선수마저 일본 고지로 차출됐다. 고효준만 ‘열외’가 된 것은 병역 미필 때문이다. 나이가 꽉 차서 더 이상 해외에 나갈 수 없다.
군대부터 다녀오고,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고효준이 굳이 2011년 SK 유니폼을 원했던 속마음은 이렇다. “프로에 와 두각을 나타낸 지 2년째다. ‘3년은 제대로 해봐야 프로라고 할 수 있다’는 박경완의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야구선수로서 한국시리즈 반지를 갖고 싶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김성근 감독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다. “나에게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분인데 올 시즌이 계약만료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13일 양상문 전 롯데 투수코치를 고효준만을 위한 전담 인스트럭터로 발탁해 개인훈련을 돕도록 했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