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비자금 조성 집중추궁
얼굴 가리고 조사실로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가 12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면서 베이지색 후드점퍼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구급차에서 내려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서울응급이송차량을 타고 서울 마포구 공덕동 검찰청사에 도착한 이 상무는 베이지색 후드점퍼와 흰색 마스크로 몸 전체를 대부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상태로 차에서 내렸다. 취재진이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질문을 던졌지만 일절 대꾸하지 않고 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태광 측 일부 직원이 욕설을 하면서 취재를 방해해 기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룹 재무업무를 총괄해 ‘왕(王)상무’로 알려진 이 상무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며 마련한 종잣돈으로 1954년 남편 고 이임용 선대 회장과 함께 태광산업을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그동안 두 차례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소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흥국생명 보험설계사들의 계좌를 이용해 3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약식기소에 그쳤다. 또 2006년 쌍용화재 인수 직전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을 집중 매입하다 적발됐지만 이 역시 약식기소로 처리됐다. 2007년 국세청 세무조사 때 비자금 수억 원을 운용한 사실이 발견돼 상속세를 추징당한 적도 있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