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국수-최철한 9단 오늘 1국
이 9단에게 국수전은 어떻게든 지켜내야 하는 마지막 보루. 지난해 우승했던 KBS바둑왕전은 이번 본선에서 이미 탈락해 현재로선 국수전이 유일한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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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 9단은 기세를 올리고 있다. 15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에서 이미 이태현 3단에게 2연승을 거둬 8, 9기에 이어 세 번째 우승에 거의 다가섰다. 여기에 국수전마저 거머쥐면 오랜만에 2관왕에 오른다. 지난해 65승 22패로 다승 2위, 승률 4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음에도 본격 기전 우승이 없었던 아쉬움을 풀 수 있다.
이 9단의 고민은 또 하나 있다. 그의 현재 랭킹은 7위. 지난해 중반만 해도 랭킹 1, 2위를 오갔기 때문에 세계대회엔 시드를 받아 진출했다. 세계대회 시드는 보통 3, 4위까지 받는다. 하지만 지금처럼 랭킹이 내려가면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당장 일본 후지쓰배 세계대회 선발전이 19, 20일 열린다. 여기선 주최 시드를 받는 이세돌 9단을 비롯해 랭킹 4위까지 시드를 받았다. 나머지 3장의 참가권은 랭킹 5∼16위 12명의 기사가 토너먼트를 벌여 결정하며 이 9단도 이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이어 중국이 신설한 초상부동산배도 31일과 다음 달 7일 선발전을 갖는데 3위까지만 시드를 주고 4∼15위가 선발전을 벌인다.
그렇지 않아도 체력과 집중력 저하 현상 때문에 대국 수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판에 오히려 대국 수가 늘어난 셈이다. 국수전에 대한 집중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9단에게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뒤 맞는 첫 타이틀전이다. 그는 “신부의 뒷바라지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이번만큼은 승리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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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전은 제한시간이 3시간이다. 최근 대부분의 기전은 속기로 치러진다. 프로기사들은 3시간짜리 바둑은 승부호흡이나 수의 깊이에서 속기전과 다르기 때문에 최근 전적만 놓고 비교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김승준 9단은 “이 9단이 성적이 나쁘다고 하지만 대부분 속기전인 탓도 있어 3시간 바둑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컨디션을 감안하면 최 9단이 우세한 듯 보이지만 장시간 바둑에서의 승패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전 1국은 12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2국은 14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갖는다. 3국 일시와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