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머리의 언어를 ‘정신’이라 하고 몸의 언어를 ‘혼백’이라 한다. 공부하는 행위는 머리를 쓰는 것이고, 밥 먹는 행위는 몸을 쓰는 것이다. ‘밥 먹을 때 책보지 말라’는 얘기도 몸을 쓸 때는 정신은 쉬라는 뜻이다. 또 공부할 때 움직이지 말고 반듯하게 앉아서 하라는 것은 정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몸을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움직이면서 공부하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밥을 먹는다. 머리와 몸을 동시에 쓰는 현실에서 숙면은 더욱 어려워진다.
선조들의 전통적인 건강관리법에는 두량(頭凉), 족난(足煖), 복팔분(腹八分)이라는 말이 나온다.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며, 음식은 20% 부족한 듯 먹으라는 말이다. 편안한 잠자리와 관련이 깊은 얘기다. 한의사들은 잠자리에 들기 4시간 전에 속을 비우라고 권한다. 또 발이 찬 사람은 족욕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족욕물에 쑥을 달여 넣으면 효과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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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고치기 위해 한약이든 양약이든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의학적 처방을 써도 불면증이 고쳐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한의사들은 “육체를 고달프게 해야 정신이 안정된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들은 낮에 열심히 운동해 몸을 적당히 피곤하게 만들면 숙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수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