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구/경북]영남권 대학들 ‘등록금 딜레마’

입력 | 2011-01-10 03:00:00

올려야 하는데 정부는 말리고 학생 반발 뻔하고




영남권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소폭이라도 올려야 하는 필요성은 있지만 정부가 동결을 요청하는 데다 학생 반발도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대구가톨릭대는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2009년부터 3년째. 이 대학은 7일 등록금 조정위원회를 열어 “교직원 충원과 단과대 시설 개선, 장학금 확대 등 등록금 인상 요인은 많지만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병욱 총장은 “등록금을 몇 년째 동결하면서도 지난해 정부의 ‘잘 가르치는 대학’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국가지원금을 더 확보해 등록금 동결에 따른 부족한 재정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립대도 지난해 수준으로 등록금을 묶기로 결정했다.

영남대와 대구대 등 다른 사립대는 이달 말까지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 대학 관계자들은 “3% 인상은 필요하지만 올해부터는 등록금 심의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켜야 하는 변수가 있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대학 사정도 비슷하다. 부산대와 부산교대 등 몇몇 대학 총학생회는 최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심의위원회에 학생 대표 참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요구했다. 학생들은 “대학들은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립대에 비해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구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