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공동모금회 도움 받아, 50년 된 대장간 새로 짓기로
김정옥 씨가 허물어질 위기에 놓인 전남 강진군 칠량면 대장간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다. 김 씨는 “호미나 낫 한 개를 만들기 위해 불씨를 살리면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서너개를 모아 한꺼번에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지회
시골 대장간이 사양길로 접어든 것은 농업 기계화와 저가 중국산 호미, 낫 수입 탓이다.
호미나 낫 대신 콤바인이나 예초기를 많이 쓰는 데다 중국산 호미는 2000원, 낫은 4000원으로 김 씨 대장간에서 만든 것의 절반 가격이다. 민영순 칠량면 봉황리 부녀회장(52)은 “중국산 호미는 값은 싸지만 날이 쉽게 나간다”며 “낙지나 바지락을 잡을 때 김 씨 대장간 호미를 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군은 김 씨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지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전남지회는 이날 한 60대 기부자가 낸 후원금 5100만 원 중 일부를 김 씨의 낡은 대장간을 새로 짓는 데 쓰기로 했다. 김 씨 대장간은 3월경 공사를 시작해 4월경 완공될 예정이다. 김 씨는 “대장간을 새로 짓게 되면 항상 불씨를 살려놓고 손님들을 기다리며 기부자에게 꼭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