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으로 맛과 질 가늠··· 표범 무늬 도는 ‘황금빛’ 최고가격대 수십만∼300만원··· 4만∼8만원 모카포트 쓰기도
아직까지도 에스프레소 커피는 무조건 쓰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원두의 품종, 원두의 원산지, 블렌딩 여부에 따라 에스프레소 커피에서 고소한 맛, 상큼한 맛, 달콤한 맛 등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네스프레소
○ 황금빛 표범무늬 거품이 최고
‘에스프레소(Espresso)’는 전용 커피머신에 분쇄된 원두를 넣고 뜨거운 물과 높은 압력을 가해 짧은 시간에 추출해서 만드는 소량의 커피 추출액을 뜻한다. 에스프레소라는 말의 어원도 ‘빠르게’라는 뜻의 익스프레스(express)나 ‘압력을 가해’라는 의미의 라틴어 익스프리머(exprimere)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진한 맛과 농도 때문에 흔히들 에스프레소가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커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커피 속 카페인 양은 커피를 추출할 때 걸린 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고압 증기로 20∼30초에 추출한 에스프레소 커피의 실제 카페인 함유량은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오랜 시간을 들여 추출한 드립커피보다 적다.
○ 추출머신, 모카포트로 더욱 간편하게
필립스의 세코 에스프레소 머신
최근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보급이 늘면서 가정에서도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이가 많아졌다. 네스프레소, 필립스, 지멘스 등에서 나오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기능과 재질 등에 따라 수십만 원대의 보급형 모델부터 200만∼300만 원대를 호가하는 하이엔드 모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고가 머신은 즐겨 마시는 커피 원두나 우유의 양 등을 미리 저장해 두면 추출할 때마다 추가 정보 입력 없이도 원터치로 원하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머신이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4만∼8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모카포트만 있다면 머신 없이도 집에서 에스프레소의 깊은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귀여운 주전자 모양의 이 모카포트에 커피 가루를 넣고 열을 가하면 고압의 수증기가 관을 타고 올라가 커피 가루를 통과하며 뜨거운 커피가 추출구를 통해 나온다. 이 것을 그대로 마시면 바로 에스프레소가,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아메리카노가 된다. 중요한 것은 커피의 정량을 지키는 것이다. 연한 커피를 원한다면서 커피 가루는 적게 넣고 물의 양만 늘리면 과다 추출로 오히려 쓴 맛과 떫은 맛이 강해진다. 정량을 추출해 뜨거운 물을 부여 연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
○ 맛과 향 살려 향료로도 활용
상극처럼만 보이는 주스와 커피의 근사한 조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도 에스프레소가 쓰인다. 조금 연한 에스프레소에 설탕과 오렌지 주스(1스푼), 얼음을 첨가하면, 나른한 오후 오렌지 특유의 상큼한 맛이 활력을 주는 오렌지 주스 아이스커피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