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별 만족도
10명 가운데 여섯 명(60.7%)이 대한민국 국민임에 ‘만족한다’고 대답한 이번 조사 결과는 동아일보가 최근 3년간 실시한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와도 거의 일치한다. ‘보통이다’(33.0%), ‘불만족’(5.9%)이라는 답변도 과거 조사와 비슷했다.
20대 응답자(68.8%), 학생 응답자(74.8%)가 다른 그룹보다 한국인이란 점에 만족감을 더 표시해 고도성장기에 자라난 젊은 세대의 자부심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30대(52.4%), 화이트칼라(54.4%), 광주·전남북 거주자(47.3%)들에서는 ‘한국인임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정치 경제 군사 문화예술 등 6개 분야별로 한국의 위상을 묻는 각론 질문에 대한 응답은 분야별로 편차가 컸다.
○ 자부심의 원천은 스포츠와 과학기술
광고 로드중
스포츠 수준을 높게 본 응답자도 76.1%에 이르렀다.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2위(지난해 11월), 남아공 월드컵 16강(6월),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2월)에서 한국 선수들이 잇따라 승전보를 전달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포츠에 대한 자부심은 거주지역, 직업, 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고르게 나타났다. 20대(69.0%)보다 40대(81.8%)에서 ‘스포츠 수준이 높다’고 답한 사람이 많은 게 눈에 띈다. 경제적 위상이 높다는 평가는 2008년 8월 같은 내용을 물었을 때(27.9%)보다 상당히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 빠져나오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지난해 11월)한 이후에 실시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 정치·군사적 자부심은 바닥권
정치 및 군사 분야에 대한 자부심은 다른 영역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복되는 여야 정치권의 정쟁과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의 초기 대응 실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광고 로드중
위상 추락이 가장 뚜렷한 분야는 군사 분야였다. ‘군사력 수준이 낮다’(29.9%)는 답이 ‘높다’(21.0%)보다 많았다. 실질적 대북 위협 대응보다 대양해군 우주공군 등 군의 위상 제고에 주력했던 2009년 조사 때 ‘낮다’(14.4%)보다 ‘높다’(35.1%)가 2배 이상 높았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