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계 다 끌어안을 생각”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대선 행보에 들어간 박 전 대표는 3일 대구를 방문해 2박 3일 일정으로 대구시당 및 경북도당 신년교례회와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등 10여 개의 각종 행사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신년에 2박을 하며 한 지역에서 10여 개의 각종 행사를 소화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연초부터 다양한 분야의 정책 구상을 밝히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접촉하는 횟수를 늘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친박(친박근혜)계뿐 아니라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 여러 차례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 친박 “전 국민적 대세”
친박 진영에선 ‘박근혜 대세론’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과는 차별화된다는 이유에서다.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당내에서 견줄 세력이 없는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현재의 박 전 대표만큼 야당 주자들을 큰 격차로 앞서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또 당시 야권이 제기했던 병풍(兵風) 의혹이 ‘반(反)이회창 정서’를 자극해 ‘이회창 대세론’에 큰 타격을 줬지만, 그 정도의 ‘반박근혜 정서’는 지금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다르다는 것이다. 친박계는 “‘이회창 대세론’이 ‘당내 대세’였다면, ‘박근혜 대세론’은 ‘전 국민적 대세’”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박근혜 대세론’에 친이계 의원들의 동조까지 더해지면 대세론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1위 독주는 위험?
친박계는 박 전 대표가 앞으로 대선까지 남은 2년 동안 계속 독주할 경우 유권자들에게 식상한 이미지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박 전 대표 진영 내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충성 경쟁’이 발생해 내부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국가미래연구원’이 출범한 뒤 미래연구원에 참여하지 못한 박 전 대표 측 일부 인사는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모였다”고 미래연구원 참여 인사들을 비판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박 전 대표의 핵심 지지계층은 여성, 저학력층, 저소득층, 고연령층, 영남 보수층인데 이는 이회창 대세론의 지지기반과 유사하다”며 “앞으로 박 전 대표가 얼마나 외연을 넓힐 것인지가 과제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현재의 대세론을 위기로 봐야 하며 안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영상=박근혜 싱크탱크 출범, 대권행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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