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에서 최근 북한과의 대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이 큰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북한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강한 메시지 전달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대북정책 재검토 △북-미 간 고위급 협의라는 3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미국 측 특사 후보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외교·안보통인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을 꼽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28일 “이명박 정부의 대북 대응이 점차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런 한국의 행동이 미국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 행정부 내에서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또 한미 정치 분석가들의 말을 통해 “이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대화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도 28일 “(북-일) 국교는 단절됐어도 양국 현안에 대해 직접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에 공식 실무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전했다. 북-일 간 대화 재개를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형태로는 여러 교섭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해 북한과 비공식 접촉이 진행 중임을 분명히 했다. 북-일 공식 협의는 2008년 8월 납치문제 재조사에 합의한 이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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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