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스타 김상욱 한라 입단兄은 한국대표 공격수 김기성 “피는 못속여… 꼭 일낼겁니다”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의 김기성(위)-상욱 형제가 23일 안양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차이나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3-0·승)을 합작한 뒤 함께 포즈를 취했다. 안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형제 선수가 한 팀에서 뛴 적이 아직 없다. 프로농구에서 조상현(LG)-동현(KT) 쌍둥이 형제는 물론 프로야구 정수근-수성(넥센) 형제도 한솥밥을 먹지는 못했다. 그리고 함께 성공한 경우도 드물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형제 선수’의 성공 방정식은 없는 셈이다.
최근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는 대학 최고 선수로 손꼽히는 김상욱(22)과 입단 계약했다. 김상욱은 2008년 한라에 입단한 뒤 한국 대표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기성(25)의 친동생. 김기성은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신인왕을 차지할 정도로 부동의 공격수다. 올 시즌도 30포인트(13골 17도움)를 올리며 포인트 랭킹 8위에 올랐다. 피는 속일 수 없다고 했던가. 김상욱도 11일 프리블레이즈와의 경기에서 데뷔해 5경기에서 6포인트(1골 5도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첫 단추는 잘 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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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숙과 훈련이 많은 선수 신분이기에 한집에 살아도 얼굴을 마주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은 많지 않았다. 김상욱은 “요즘은 자주 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다. 좀 더 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팀에서 뛰는 형제로서 부담도 있다. 김기성은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한다. 동생과 함께 더 플레이를 잘 맞추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형이 동생을 끌어주고 있지만 언젠가는 동생이 형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김기성은 “시간이 흐르면 동생이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생이 온 뒤 더 땀흘리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형을 뛰어넘길 바란다”며 동생을 바라봤다. 같은 팀에서 뛰는 형제로서 이들에게도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혼자가 아닌 ‘함께 성공하기’다.
“함께 같은 팀에서 뛰는 이상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어요. 남들에게 ‘형제가 모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목표예요.”
안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