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도 성장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감세안이 연장되는 등 회복세를 이어가려는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물가와 금리가 좀 더 주목해야 할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물가와 저금리는 주요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데 필수 요소이다.
최근 세계 경제의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물가 상승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가는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미국과 선진국이 풀어낸 유동성이 직간접으로 아시아 및 신흥국가로 흘러들어 이들의 물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진국이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는 유동성 공급을 계속 늘리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양극화된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 지금까지 아시아 및 신흥국가들은 정책 및 대출 금리, 그리고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신규 대출을 억제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해외에서 유입된 자금들이 내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및 신흥국가가 금리를 인상하면 할수록 선진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어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대외 인플레이션 압력은 금리 인상이나 긴축정책으로 막을 도리가 없다. 수출 환경에 유리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수입가격이 높아져 대외 인플레이션 압력은 앞으로도 더욱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는 아시아 국가들은 해외 유동성이 자산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그리고 과도하게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정도의 긴축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확산될 경우에는 환율 절상을 통해 물가 안정을 이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