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조치가 연장됐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는 의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매입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예상보다 양호한 연말 소비도 경기 회복 기대로 연결됐다.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10월 말 저점 대비 삼성전자 주가는 27% 상승했다. 일종의 깜짝 쇼가 벌어진 셈으로 삼성전자 효과가 코스피 상승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수급에선 외국인투자가들이 12월 들어 2조5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2,000 선 회복의 주역이 됐다. 외국인 매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도 기록 경신의 주체로 작용했다. 또 하나의 숨은 공신은 중국. 소비자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지급준비율 인상은 0.5%포인트에 그쳤다. 비교적 약한 형태의 긴축으로 시장에서 풀이됐다.
중국의 긴축변수도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구조적으로 중국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들어섰다고 본다. 물가관리가 중요한 장기 과제로 떠올랐다. 단기적으론 내년 1분기까지가 고비다. 특히 춘제(春節)를 앞두고 물가상승 기대가 확산될 수 있어 긴축의 고삐를 더 조일 가능성도 있다. 금리인상과 가격통제가 병행되면 긴축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한 중국 관련주는 시세 탄력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
또 하나 민감하게 볼 변수는 국내 부동자금의 이동 가능성이다. 먼저 주식형펀드 환매는 내년 1분기까지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식펀드 판매가 2008년 1분기까지 활성화됐고 3년 만기 투자를 가정할 때 내년 1분기까지 대부분의 펀드환매가 마무리될 수 있다.
반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은행 예금은 더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게 됐다.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당시 은행에서 판매했던 고금리 특판예금이 속속 만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소 25조 원에서 최대 40조 원으로 추정되는 이들 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