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처럼 통제된 폐쇄사회의 주민에게는 북한 체제의 허구나 외부세계의 실상을 알려줄 자체 미디어가 없다. 신문 방송은 정권의 나팔수다. ‘종이 폭탄’이라는 남쪽의 전단은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전하는 미디어가 될 수 있다. 북한은 2008년 10월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가 계속되면 개성공단 사업과 개성관광에 엄중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11월 23일 북의 연평도 포격 당일 우리 군 당국은 대북 전단 40만 장을 날렸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조선반도 정세가 전쟁 위기에 처한 때 삐라를 살포하는 행위는 정세를 최악의 대결상태로 몰아넣어 북침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범죄적 기도”라고 반발했다. 북이 전단 살포를 겁내는 증거들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북 심리전 지원에 나설 때가 됐다. 전단 살포와 북한민주화운동단체들의 대북방송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이 단체들이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부끄럽게 여겨야 할 일이다. 동독이 무너진 데는 동독 주민의 서독 TV 시청이 크게 기여했다. 북한 실정을 고려하면 대북 라디오 방송이 효과적일 것이다. 북한 주민이 진실을 알게 되면 김정일 정권은 유지되기 어렵다. 북이 휴전선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못하게 난리 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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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