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흥행 결산
KBS ‘제빵왕 김탁구’는 톱스타급 출연진, 스타 감독 없이 스토리의 힘만으로 올해의 시청률왕을 차지했다. 사진 제공 KBS
○ ‘대박’ 3편 vs ‘쪽박’ 19편
올해 가장 많은 시청자를 TV 앞에 끌어 모은 ‘대박’ 드라마는 평균시청률 36.7%의 ‘제빵왕 김탁구’(KBS)다. ‘수상한 삼형제’(KBS)가 31.9%, ‘추노’(KBS)가 30.3%로 30%를 넘긴 ‘대박’ 드라마는 총 3편이었다. 톱스타급 출연진 없이 14.2%로 출발한 ‘제빵왕…’은 매회 시청률이 올라 최종회인 30회는 49.3%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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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왕국’ MBC? KBS!
평균시청률 20%를 넘긴 드라마는 11편. 이 중 최고 시청률 1∼3위를 포함해 6편이 KBS 차지였다. 특히 ‘추노’ ‘신데렐라 언니’ ‘제빵왕 김탁구’로 이어진 수목 드라마는 지상파 3사 중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KBS 수목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반면 원조 드라마 왕국 MBC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동이’(23.0%)만이 유일하게 20%를 넘었을 뿐, 한 자리 시청률을 기록한 19편 중 12편이 MBC 드라마였다. 소지섭 김하늘 등 초호화 캐스팅에 제작비 130억 원, 사전제작 100%를 자랑한 ‘로드넘버원’은 6.2%에 머물렀고 ‘장난스런 키스’는 ‘장난스런 시청률’이라고 조롱받았다. 오후 8시에 내보내던 주말극을 ‘뉴스데스크’와 시간을 맞바꿔 오후 9시로 옮겨봤지만 첫 주에만 10.5%를 기록했을 뿐 시청률 반등은 없었다.
평균시청률 31.9%의 KBS 주말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수삼’의 독재에 같은 기간 방영된 MBC ‘인연만들기’ ‘민들레가족’은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 제공 KBS
○ 아이돌 가수 주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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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를 캐스팅하는 이유는 10대 팬을 시청층으로 끌어오려는 전략 때문. 하지만 ‘장난스런 키스’(4.9%) ‘커피하우스’(8.1%) ‘성균관 스캔들’(10.1%)에서 보듯 아이돌은 흥행 보증수표가 아님이 확인됐다.
하반기에는 아이돌 가수의 동반 출연 현상도 목격됐다. ‘괜찮아 아빠딸’(SBS)에는 ‘슈퍼주니어’의 동해와 ‘씨엔블루’의 강민혁, ‘프레지던트’(KBS)에는 슈퍼주니어의 성민과 ‘트랙스’의 제이 등이 나온다.
○ 한류 ↑, 드라마 선판매 ↑
한류 스타들의 이름값 덕에 드라마가 종영하기 전 해외에 판매되는 ‘선판매’ 현상도 두드러졌다. 김남길(‘나쁜 남자’·SBS) 김현중(‘장난스런 키스’) 박유천(‘성균관 스캔들’) 소지섭(‘로드넘버원’) 이민호(‘개인의 취향’·MBC) 장근석(‘매리는 외박중’·KBS)의 출연작들은 방송 전 해외에 수출됐다. ‘장난스런 키스’는 16부작 드라마를 10분 분량의 7부작 형태로 재편집한 특별판을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려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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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값 못한 톱스타, 스타감독
몸값과 시청률이 비례하지는 않았다. 소지섭 김하늘(‘로드넘버원’) 정지훈(‘도망자:플랜B’·KBS) 손예진(‘개인의 취향’) 이승기(‘내 여자친구는 구미호’·SBS) 등 톱스타들의 출연작은 한 자리, 혹은 10%대 초반의 시청률에 그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 ‘궁’ 시리즈의 황인뢰 감독,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감독이 각각 ‘나쁜 남자’ ‘장난스런 키스’ ‘로드넘버원’으로 돌아왔지만 시청률은 10%를 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했던 ‘천하무적 이평강’의 이정섭 감독은 ‘제빵왕 김탁구’로 재기에 성공했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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