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 컨소시엄, 민영화 입찰 불참 배경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불만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우리금융 주가는 전일 대비 4.62%가 빠졌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자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누구보다 조속한 민영화를 외쳐 왔던 만큼 이번 불참 선언을 두고 그 배경과 향후 노림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우리금융 “새판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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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이 이처럼 강하게 나올 수 있는 배경은 우리금융 측 컨소시엄이 입찰에 빠지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고 정부 보유 지분 56.97%를 가져갈 인수 주체가 사실상 없어 정부도 결국 새 방안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민영화가 지연되며 흐지부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도 배경 중 하나다. 정부는 예비입찰에서 입찰조건에 맞는 후보를 못 찾고 내년으로 민영화를 미룰 경우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2012년에는 대선과 총선으로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자금의 굴레에 묶인 현 상황을 빨리 타개하겠다는 우리금융의 절실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우리금융 매각절차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속전속결할 수 있는 새 방안을 빨리 만들어 공적자금에 묶인 경영체제를 바꾸고 싶다는 속내다.
○ 블록세일, 지방은행 분리매각 관심
정부는 일단 예비입찰을 진행해 제안서를 받아본 뒤 민영화의 3원칙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매각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당분간 매각을 진행하지 않거나 우리금융의 바람대로 민영화 방안을 바꿔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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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광주은행만 일단 분리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지난달 말 입찰참여의향서(LOI) 접수 마감 결과 경남은행에는 경남은행인수추진위원회, 맥쿼리, 칼라일 등이 참여했다. 광주은행에는 전북은행, 중국공상은행, 광주상공회의소, 맥쿼리, 칼라일 등이 제출한 바 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우선적인 목표로 삼는다면 현재 경쟁구도가 갖춰진 지방은행을 먼저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분리매각 시에는 우리금융의 기업 가치가 낮아져 제값을 못 받기 때문에 지주와 함께 민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