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SK 감독.
올 시즌 프로야구 우승을 포함해 최근 4년 동안 3번이나 우승을 이뤄낸 명감독이니 이런 상을 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취재기자를 포함한 언론인에게 사랑을 받거나 존경을 받는 취재원은 드물다.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들도 뛰어난 지도자나 선수들을 취재원으로 대할 뿐이지 그들을 존경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본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기자들의 불문율이 김성근 감독에게는 예외인 것 같다. 야구 취재 현장에서 뛰고 있는 후배기자들과 얘기를 해보면 거의 모든 기자들이 김성근 감독을 좋아하고 이를 넘어서 존경까지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는 아마도 김 감독의 야구에 대한 지독한 열정 때문인 것 같다. 야구 기자들은 "김 감독과 대화를 하면 야구에서 시작해 야구로 끝난다"며 "그의 현미경적인 야구 분석을 듣다보면 저절로 야구 애호가는 물론 전문가가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김 감독은 '야신(야구의 신)'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는 것 같다.
'야신' 김성근 감독. 그러나 야구에 관한한 신의 경지에 까지 오른 그도 감독 데뷔 후 23년만인 2007년 생애 첫 프로야구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각고의 노력 끝에 나중에야 깨달은 게 있다.
김영덕 전 OB 감독(왼쪽사진, 앞). 김응룡 전 해태 감독(오른쪽 사진)
결국 그가 깨달은 것은 이들 우승 감독에게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시즌 내내 선수들이 긴장감을 유지 하도록 하는 방법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고.
이후 그는 강 훈련으로 선수들을 몰아붙이다가도 미팅 때는 농담을 해 분위기를 늦추는 등의 방법으로 시즌 내내 선수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했다.
김 감독은 "나는 마음이 쉽게 풀어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성적이 나면 '됐다'며 마음을 놓은 적이 많다. 그러나 여러 우승 감독들을 연구하면서 이런 자세를 고쳤다"고 한 스포츠지에 기고한 글에서 밝혔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우왕좌왕 하는 우리 군대의 모습을 보면, 더욱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한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