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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서울 중학교 학력도 ‘교육 특구’에 쏠림

입력 | 2010-12-07 03:00:00

교과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국영수 ‘보통이상’ 학생비율 높은 상위 20개교 대부분 특정 5개구에 집중
‘女風당당’ 여중 54%가 보통이상 학생비율 70% 넘어




《서울지역 고교뿐 아니라 중학교에서도 학력의 지역 간 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최근 등록된 서울지역 368개 중학교의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신나는 공부’ 취재팀이 ㈜하늘교육과 함께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국어 영어 수학 3개 교과에서 ‘보통 이상’인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상위 5개구는 일명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82.6%) △서초(81.6%) △송파(73.5%) △노원(70.4%) △양천구(68.7%) 순으로 나타났다. ‘보통 이상’이란 교육목표의 50% 이상을 이해한 수준을 의미한다. 보통 이상 학생 비율이 높은 상위 20개 중학교 중 이들 5개구에 속하지 않은 학교는 단 두 곳뿐이었다.》


상위 5개구도 같은 구내 중학교 간 학력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천구는 보통 이상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월촌중·90.5%)와 낮은 학교(양서중·44.7%) 간 격차가 45.8%포인트에 달했다. 강남구도 가장 높은 학교(대청중·96.3%)와 낮은 학교(수서중·55.7%)의 격차가 40.6%포인트로 25개구 중 세 번째로 학력격차가 컸다.

한편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높은 학력수준을 보여주는 추세는 중학교에서도 여전했다. 서울지역 44개 여중 중 절반 이상(54.5%)인 24개교가 보통 이상 학생 비율이 70% 이상을 기록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전국 규모의 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시행된다. 전국 초등 6학년과 중3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5개 과목, 고2는 국어 수학 영어 3개 과목을 치른다.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전국 초중고의 학교별·과목별 성취수준이 학교알리미를 통해 공시된 바 있다.

 


이 중 중학교의 학교별·과목별 성취수준을 공개한 정보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초등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큰 의미가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내 중학교들의 학력수준을 가늠해보고 앞으로 진학을 시키고자 하는 중학교의 학업수준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고교의 경우 그동안 대학진학률, 수능 결과 등으로 학업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었던 반면, 중학교는 이런 자료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전국 지역별·학교별로 학업수준을 비교 및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객관적 자료인 셈”이라고 말했다.

신나는 공부는 3회에 걸쳐 서울, 경기, 기타 주요 시도 순으로 올해 처음 공개된 중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을 싣는다.



▼학업성취도 상위 20개교 중 14곳이 강남-서초구에 집중▼
상위 20개교 중 非교육특구는 광진구 광남중-동작구 숭의여중 뿐
‘보통 이상’ 학생비율 강남구 대청중이 96.3%로 1위…상위 20개 中대부분 외고 합격자 많은 학교와 일치



‘내 거주지역의 중학교 학업수준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을까, 낮을까?’ ‘내 아이가 진학할 가능성이 높은 중학교의 학업은 어떤 수준일까?’ ‘중학교 학업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해결이 될까?’ 초등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궁금하고 때론 속이 탄다. 이때는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주목할 만하다. 중3들이 국어 수학 영어 3개 과목시험을 치른 결과를 지역별·학교별로 분석한 내용은 해당 지역 및 학교의 학력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 강남, 서초 성취도 특히 높아

서울지역 25개 구 중 강남구와 서초구의 중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다른 구에 비해 높았다. 보통 이상을 받은 학생 비율은 국어 영어 수학 평균으로 강남구 82.6%, 서초구 81.6%로 나타났다. 이는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세 번째로 많은 송파구(73.5%)와 약 10%포인트 차이. 가장 비율이 낮은 금천구(53.5%)보다 30%포인트가량 높다.

강남구 및 서초구의 강세는 학교별 학업성취도 순위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높은 서울지역 상위 20개 중학교 중 14개교가 강남구(10개교)와 서초구(4개교)였다. 강남구의 경우 대청중이 96.3%로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대왕중이 94.9%로 그 뒤를 이었다. 상위 20개 중학교 중 강남, 서초, 노원, 송파, 양천 등 5개구에 속하지 않은 학교는 광남중(광진구)과 숭의여중(동작구) 두 곳뿐이었다.

강남구 내 위치한 23개 중학교 중 21곳이 보통 이상을 받은 학생비율이 70%를 넘었으며, 서초구에 있는 15개 중학교 중 14개가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70%를 넘었다. 반면 중구 내 위치한 8개 중학교 중에선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70%를 넘은 학교가 한 곳도 없었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중학교 때는 교과 과정의 내용이 많이 어렵지 않아 학교 수업의 질과 더불어 사교육과 같은 외부요인이 학업성취도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강남 및 서초구 등 사교육이 밀집돼 있는 지역에서 유독 학업성취도 수준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구내 중학교들 간 학력편차가 크게 나타난 구도 눈에 띄었다.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와 낮은 학교 간 격차가 가장 큰 5개구는 양천구(45.8%포인트), 강서구(42.1%포인트), 강남구(40.6%포인트), 광진구(40.4%포인트), 중랑구(39.6%포인트)의 순이었다.

한편 남·여·공학 등 성별로 따진 중학교 유형별로는 여중의 학업성취도 평가결과가 가장 우수했다. 서울지역 내 44개 여중 중 24개교의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70% 이상을 기록한 가운데, 강남구 진선여중의 보통 이상 학생비율(89.2%)이 가장 높았고 강남구 숙명여중(87.9%), 동작구 숭의여중(87.3%)이 뒤를 이었다. 남녀공학은 전체 276개교 중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70%를 넘은 중학교의 비율이 34.4%(95개교)로 나타나, 31.3%(총 48개교 중 15개교)인 남자중학교의 학업수준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011학년부턴…▼
특목-자사고, 내신 비중 큰 자기주도학습전형
상위권 중학교 진학 땐 ‘3년 뒤’ 불리해질수도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높은 서울지역 상위 20개교 중 대부분은 2010학년도 외국어고 합격자가 많은 학교와 일치했다. 전년도 외고 합격자가 56명으로 가장 많았던 양천구 월촌중은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90.5%로 전체 중학교 중 9번째로 높았다. 외고 합격자 30명을 배출한 양천구 신목중 역시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88.5%로 상위 20위 안에 속했다. 보통 이상 학생비율이 가장 높은 강남구 대청중은 전년도 외고 합격자가 23명으로 서울지역 중학교 중 여섯 번째로 그 수가 많았다.

그렇다면 학업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들 중학교에 진학하는 게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율고) 입시에 도움이 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대부분 학교 관계자와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11학년도 특목고 및 자율고 입시부터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도입됐기 때문.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선 내신점수 반영 비중이 크므로 학업성취도 결과가 높은 중학교일수록 우수학생이 많아 높은 내신점수를 따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위권 중학교 진학이 오히려 특목고 및 자율고 입시에서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셈. 반면 일반계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상위권 중학교 진학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임 이사는 “학업성취도 결과가 높은 중학교의 경우 교과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고 논술 등을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면서 “이는 고교 진학 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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