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권서 올 시즌 2위 ‘돌풍’감독·코치 등 헹가래…준우승 자축박경훈 감독 “이제부터 시작이다”
“준우승? 그래도 즐겁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제주 선수들은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했다. 5일 챔피언결정 2차전 후 거행된 시상식에서 제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순간을 즐겨야죠.”
FC서울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머무른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 대부분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서울에 우승을 내준 게 아쉽긴 했지만 후회 없는 한판을 벌였기 때문이었다.
제주 선수들은 무대 중앙에 서지 못했지만 좋은 성적으로 한해를 보냈다는 만족감 덕분인지 표정이 나쁘지 않았다.
중앙 무대는 아니었지만 한쪽에서 감독과 코치들을 헹가래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자축했다. 이어 선수들은 서로를 독려한 뒤 서포터스 앞으로 이동해 인사를 하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제주의 라커룸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경기가 끝났으니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다 털어버리자”고 했다.
2위라고 적힌 피켓을 계속 들고 다닌 구자철은 “모든 상황이 우리에게 불리했던 것 같다. 내가 뒤늦게 들어갔지만 상황을 바꿔놓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강이 부상으로 후반 교체로 투입됐다. “우리는 이번 시즌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비록 2위지만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