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리드(혼혈)
무엇보다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의 승진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시스템LSI 담당 사장으로 내정된 우남성 부사장과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고순동 부사장은 각각 미국의 대표기업인 AT&T와 IBM에서 근무하다 삼성에 영입된 인물이다.
광고 로드중
이는 삼성이 글로벌 기업에서 활약한 인재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앞으로 외부에서 더 많은 인재를 영입하고 더 큰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출신인 최치훈 삼성SDI 사장 또한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핵심 고리 가운데 하나인 삼성카드 사장으로 임명됐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대신 외부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해 기존 조직과 혼성으로 결합시키는 ‘하이브리드’ 인사가 보편화된 것이다.
○ 스피드
일반적으로 삼성에서는 임원 승진 연한을 두고 내부적으로 평균보다 1년 빨리 승진하면 ‘발탁 인사’, 2년 앞서 승진하면 ‘대(大)발탁 인사’라고 부르는 관행이 있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김재권 부사장이 삼성LED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원 9년 만에 고속 승진하면서 화제가 됐다. 상무∼부사장에 이르는 기간은 평균 13년이었다. 이와 함께 고순동 삼성SDS 부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부사장도 부사장 승진 후 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사장으로 승진해 이건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런 새로운 메시지를 담은 인사 발표는 3일 하루에만 삼성그룹 내부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이 11만 건 이상 조회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화제를 모으는 글의 조회 건수는 5만 건 정도에 불과하다.
광고 로드중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