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잔초 4학년 233명, 연평부대 장병들에 어른보다 어른스러운 위문편지
인천 남동구 고잔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연평도 해병부대 국군아저씨들에게 쓴 위문편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어린이들은 “해병대 아저씨들의 건강을 빌고, 힘을 내시라고 썼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고잔초교
학생들은 먼저 동료를 잃었으면서도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북한의 도발을 감시하고 있는 ‘국군아저씨’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김연아 양(10)은 “며칠 전까지 땀 흘리며 훈련하던 친구와 같은 동료 병사들이 숨졌지만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마세요”라고 적었다. 김나현 양은 “북한이 언제 또다시 도발해올지 몰라 두려울 텐데 아저씨들이 연평도와 우리 국민을 늠름한 모습으로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조성준 군은 “부대가 불바다가 됐는데도 포탄을 나르면서 북한에 대응사격을 하고, 연평도를 지키는 해병대 아저씨들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북한에 도발의 책임을 물으며 비난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정은서 양은 “북한이 ‘포사격으로 민간인이 죽은 것은 유감이지만 그곳에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배치한 남한에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너무 화가 났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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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5반 학급회장을 맡고 있는 김예찬 군에게 “북한이 또 한번 도발하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김 군은 “모든 무기를 동원해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며 “그것이 포탄을 맞고 억울하게 숨진 군인과 공사장 아저씨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니냐”고 당당하게 밝혔다. 박 교장은 “북한의 도발이 발생한 뒤 모든 학급에서 안보교육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 초기에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며 두려움에 떨던 어린 학생들이 지금은 강력한 맞대응을 주문할 정도로 안보관이 확고해졌다”고 전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