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감동 대회로 승부수
27일 폐막한 중국 광저우(廣州) 아시아경기는 올림픽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개회식과 폐막식 공연, 2012년 런던 올림픽보다 많은 20조4000억 원의 예산 투자, 흑자 마케팅 등으로 성공한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국굴기(大國굴起·큰 나라로 우뚝 섬)’를 내세우는 중국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회였다.
2014년 차기 아시아경기 개최 도시인 인천은 광저우의 위용에 큰 압박감을 느끼지만 차분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대회기(旗) 인수 직후 “물량 공세보다 감동과 배려가 담긴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광저우에서의 숨 막히는 물밑 협상
광저우 시는 7000만 달러의 마케팅 수익금을 OCA에 보장하는 조건으로 이번 대회를 유치해 4배 이상의 흑자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OCA는 광저우 대회를 성공 사례로 꼽고 있다. 중국은 20년 만에 대륙에서 치른 이번 아시아경기를 도시개발의 촉매제로 톡톡히 활용했다. 각종 세제 지원으로 세계 최고속도의 고속철도 개통(광저우∼우한), 광저우 시내 전철 6개 노선 확충, 광저우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107층) 신축 등 도시기반 시설을 대거 건설했다. 또 아시아경기 선수촌체육관, 황푸스포츠센터 등 경기시설을 지어 50여 개 경기장에서 42개 종목을 치를 수 있었다.
○ IT 접목한 내실 있는 대회로
송영길 인천시장이 27일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강 하이신사(海心沙) 섬에서 열린 제16회 광저우 아시아경기 폐막식장에서 대회기를 넘겨받았다. 이어 29일 이대회기를 인천시청에 안치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 제공 인천시
인천시도 광저우와 같은 대규모 선수촌과 미디어촌을 주경기장 주변에 신축할 방침이었지만 재정난으로 설계 단계에서 중단한 상태다. 선수촌과 미디어촌 건설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1조8100억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학경기장 인근 남동구 구월보금자리 주택 4500채를 선수촌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구월보금자리 주택의 입주 예정일이 2015년 말경이어서 조기에 건설하면 임시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