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따라가기보다 신대륙” 에너지 플랜트 최강자 부상작년 매출 7조원 육박… “두고보라, 2018년엔 글로벌 20위”
정 사장은 “국내 대형건설사로는 최초로 2006년 12월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중남미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 칠레, 페루 등 중남미 국가의 문을 두드렸다”며 “해외 진출 역사가 짧은 만큼 선발 주자를 따라 중동을 향하는 대신 차별화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 길을 따라가기보단 새로 길을 만들자
1월 실시한 발전시설 최종 성능시험에서는 계약보증조건보다 4% 이상 향상된 252.2MW의 발전출력을 기록했다. 열소비율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향상돼 향후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에 대비해 리히터 규모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도 적용됐다.
정 사장은 “환경안전, 내진설계 등을 포함한 각종 규제가 유럽 선진국만큼이나 까다로운 칠레 정부의 인허가 기준을 만족시켰다”며 “중남미 건설 시장 진출의 의미를 넘어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 중남미의 에너지플랜트 강자로 도약
이후 포스코건설은 칠레에서 2007년 270MW급 캄피체와 520MW급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연속 수주했다. 올해 3월에는 칠레의 민간발전사업자인 콜번 사와 발전용량 400MW급 산타마리아2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EPC 일괄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7억 달러(약 7700억 원). 이로써 칠레에서만 24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플랜트를 수주해 중남미 지역에서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6월 서인도제도의 바하마에서 유류 저장서비스 제공업체인 보르코 사와 2억5000만 달러(약 2900억 원) 규모의 오일탱크 증설공사를 위한 EPC 일괄계약을 맺었다. 포스코건설은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에 지사를 운영하면서 성공적인 사업 수행과 인근 국가로의 진출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중남미에서의 성공은 다른 지역으로 이어졌다. 5월 우즈베키스탄이 발주한 고속도로 3개 공구 공사(총 91km) 계약을 체결하고 캄보디아에선 이 지역 부동산 개발 회사인 바타낙 프로퍼티사가 발주한 바타낙 캐피털타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수전력청인 아드위아가 발주한 4억3900만 달러 규모의 담수저장 및 회수설비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앞으로 해외사업을 다각화해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인재 육성 시스템인 ‘해외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 두바이 베트남 칠레 등 회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진행할 곳에 직원을 파견해 그 지역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학비 및 부대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현지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고 인맥을 구축해 향후 해외 시장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정 사장은 “해외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조기 선발해 어학교육을 강화하고 젊은 직원들을 세계 여러 국가로 보내 해외사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