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건축 분야 뛰어넘어 석유-가스플랜트 등 개척리비아 기반시설 도맡아… “한국인 열의-근면 놀랍다” 카다피 원수도 감동-찬사
1970년대 말 대우건설은 중동에 치우쳐 있던 한국 해외건설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렸다. 또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시장에서 토목, 건축 분야에 집중한 데 비해 대우건설은 석유·가스 플랜트, 발전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기술력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대우건설이 아프리카에서도 특히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리비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신시장 개척에 힘써 왔다.
○ 대우건설은 민간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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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1978년 리비아 벵가지 지역 가리우니스 의과대학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30여 년간 2000km가 넘는 도로공사, 정부종합청사, 트리폴리 및 벵가지 메디컬 센터 등 총 200여 건 110억 달러의 공사를 수행해 왔다. 또 리비아 국가기반시설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현지인 교육 등을 통해 리비아의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 주택, 교육시설, 의료시설, 호텔과 상업용 빌딩, 도로와 교량, 공항, 상·하수도, 항만, 플랜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공공시설을 대우건설이 지었으며 특히 벵가지 중앙청사, 가리우니스 의과대학, 티베스티 호텔, 도로, 아파트 등 벵가지는 도시 전체가 대우건설의 건축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대우건설과 리비아의 관계는 단순한 사업적 파트너 관계가 아니다”라며 “대우건설은 민간외교의 첨병으로서 리비아와 우리나라의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외환위기 때 카다피 원수가 미수금 일시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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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과 리비아의 돈독한 관계는 대우건설이 외환외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2001년에도 큰 힘을 발휘했다. 리비아가 유엔의 경제제재로 경제위기에 처해 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최고지도자는 대우건설을 돕기 위해 2억3000만 달러의 미수금을 지불했다. 서 사장은 “이 돈은 대우건설 경영정상화에 큰 힘이 됐으며 리비아와 대우건설의 깊은 신뢰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에 이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 재건을 위해 가스, 전력 등 수백억 달러 규모의 국가 기간산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리비아와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리비아에서 수주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 사장은 “대우건설과 리비아의 관계에서 볼 수 있듯이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며 “대우건설뿐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대우건설이 그동안 세계 경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