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요즘은 소설(小雪·11월 22일)에서 대설(大雪·12월 7일)로 가는 시기라서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에 손발이 시리다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손발이 시린 환자 중 대다수는 배가 차다. 사람 몸에서 배는 뿌리에 해당하고 손발은 가지 끝의 잎에 비유할 수 있다. 배에 있는 보일러의 화력이 약하면 손발에까지 온기가 제대로 가지 못하므로 시리다. 손발이 시릴 때 직접 손발을 덥히는 것보다 따뜻한 국물을 먹으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도 이런 원리 때문이다.
장 기능이 약해진 경우도 있다. 이러면 배탈이나 설사가 자주 난다.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을 쓰거나 배에 뜸을 뜨는 치료법이 효과적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손발이 시리다.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레이노드증후군’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 질환은 기온이 떨어지면 더 고통스럽다. 차가운 날씨에 약간만 노출돼도 손발의 끝이 하얗게 변하다가 나중엔 검푸르게 변한다. 기혈 순환이 좋지 않거나 몸에 노폐물이 많이 쌓인 탓이다. 또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산후풍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손발의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으면 침구치료로 고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된 경우에는 한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르므로 한의사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심한 감기에 부자를 잘못 쓰면 독약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