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10여개 섬마을 주민들, 임시숙소서 자원봉사 구슬땀
서해5도에 사는 주민들이 결성한 ‘옹진군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이 28일 연평도 피란민 임시숙소인 찜질방 ‘인스파월드’ 내 식당에서 야채를 다듬고 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28일 오후 5시경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해 연평도를 떠난 피란민 900여 명이 수용된 인천 중구 신흥동의 임시숙소인 ‘인스파월드’ 2층 식당 주방. 이날 주방에서는 40, 50대로 보이는 주부 10여 명이 피란민들에게 제공할 저녁식사인 북엇국과 반찬에 쓸 야채를 다듬느라 손을 바쁘게 놀리고 있었다.
등에 ‘옹진군자원봉사센터’라고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고 봉사에 나선 이들은 연평도와 같이 옹진군 관내 섬인 백령도와 대청도, 덕적도, 영흥도 등에 사는 주부들. 북한이 도발한 23일부터 대청도에서 여객선을 타고 인천에 나와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옥자 씨(55·여)는 “북한의 도발 소식을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아 이곳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피란민들을 돕고 있다”며 “내일 대청도에 있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섬에 들어갔다가 30일경 다시 인천에 나와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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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음식을 만들거나 설거지를 하는 도우미로 활동하는 것만은 아니다. 수시로 피란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휴게공간을 청소하는 등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또 주민들 사이를 바쁘게 오가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발견하면 이곳에 차려진 임시진료소로 데려가 진료를 받게 하고 있다. 피란민을 돕기 위해 영흥도에서 왔다는 김선분 씨(61·여)는 “900명이 넘는 피란민들이 한곳에 모여 5일째 생활하다 보니 감기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이주대책과 피해보상을 포함해 정부가 빨리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