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만 해도 광저우는 화려하지 않았다는 게 현지 동포들의 얘기다. 광저우의 상징물이 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600m 방송 송출탑인 광저우 타워도 지난달에야 완공됐다. 대회 개막에 맞춰 휘황찬란한 자태를 드러냈다.
광저우 지하철도 개통된 지 얼마 안 됐다. 1997년 1호선이 완공됐고 현재 1∼5호선과 8호선이 운행한다. 광역 전철인 6, 7호선은 외곽에 있다. 선수촌 및 메인미디어센터와 인접한 지하철은 4호선 하이방역. 불과 3년 전에 완공됐다. 아시아경기를 위해 단지를 조성했고 지하철도 뚫었다. 톈허 구 등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역이란다. 1호선 톈허 스포츠센터역은 서울 강남역과 비슷하다. 시내 중심가에 자리해 사람들로 북적댄다. 5호선 샤오베이역은 경복궁역처럼 한산하지만 고풍스럽다.
겉은 크고 화려해도 이용객 수준은 낮았다. 고성의 대화가 오가고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도 제집에서 통화하듯 시끄럽다. 역 곳곳에 노약자를 배려하자는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그들을 위한 자리 양보는 목격할 수 없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는 반환점을 돌아 27일 폐회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날의 주인공은 2014년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의 인천이다. 베이징 올림픽은 물론 광저우 아시아경기의 콘셉트는 중후장대(重厚長大)다. 중국 지하철 역시 중후장대하다. 하지만 별로 타고 싶지는 않다. 과연 인천은 어떤 콘셉트로 승부를 걸어야 할까.―광저우에서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