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클러스터-메디컬 클러스터 양대 축 구축… 2008년부터 독감백신 시제품 생산 시작
전남 화순군이 최근 국내 최초로 ‘백신산업특구’로 지정됐다. 국내 의료관련 특구는 강원 원주시의 ‘첨단의료건강산업특구’와 전북 익산시의 ‘한양방 의료연구단지특구’ 등 2곳이 있지만 ‘의약 분야의 꽃’으로 꼽히는 백신과 관련된 특구는 화순이 유일하다.
화순군은 지난해 11월 국가안보 차원에서 백신 원료생산국을 꿈꾸는 대장정의 첫걸음인 ‘화순 백신산업 특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진 지 1년 만에 이 같은 결실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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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은 백신산업특구 지정을 계기로 화순일반산업단지와 화순 전남대병원 일원에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보유한 면역백신 개발 존을 구축할 방침이다. ‘바이오 클러스터’와 ‘메디컬 클러스터’는 화순 백신산업특구의 양대 축이다. 전완준 군수는 “이 분야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독일 프라운호퍼 한국연구소까지 유치하면 세계적인 백신면역특구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화순군 모후산은 빼어난 풍광과 울창한 숲에서 품어져 나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피톤치드로 전국에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 화순군
○ 신종플루 공포로 ‘화순 백신’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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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화순은 광주의 그늘에 가린 ‘베드(bed) 타운’ 정도로 인식됐다. 전남지역에서는 손꼽히는 석탄 산지였지만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폐광촌에 가깝다. 화순군은 신성장동력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 화순군 간부는 “2016년이면 폐광촌에 지원되는 보조금도 중단되기 때문에 살길이 막막했다”며 “무엇을 해서 먹고살지 고민하다 전남의 친환경 농작물과 해산물이 의약품의 좋은 원료가 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화순군과 전남도가 생명 의학사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백신산업 유치를 위해 전남대 의대 교수를 주축으로 연구팀이 꾸려졌고 연구원들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원하는 연구개발(R&D)이 무엇인지 말하면 내 전공이라도 바꿔 꼭 해주겠다”고 설득하고 다녔다. 국내 의약계 선두주자인 녹십자가 강한 의지를 보이며 사업자로 응모해 백신사업의 물꼬를 텄다. 녹십자 관계자는 당시 “수도권에서 멀고 고급 인력 유치가 힘들어 화순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화순군이 독감백신의 대량 생산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지경부와 자치단체 지원을 받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아시아 백신허브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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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