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리품목에 묶여 속앓이… 국내시장 고려 수출도 못늘려
원당 값 급등은 기후변화로 브라질과 인도 등 원당 생산국가의 작황이 좋지 않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신흥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설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당은 2월 초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파운드당 30.40센트를 기록하면서 30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나 서서히 반등해 9월부터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9일에는 33.11센트로 장을 마쳐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의 14센트대와 비교하면 150%가량 상승한 수치다.
설탕은 원당 가격이 원가의 70∼80%를 차지한다. CJ제일제당은 7∼9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7% 감소했으며, 대한제당은 93.2% 줄어들었다. 7월 설탕 가격을 평균 8.3% 올렸지만 원당 값 인상 폭이 워낙 커 그동안의 손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11년도 경영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적자계획을 세워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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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당업계에서는 선물시장을 활용하고 저가 원산지 발굴을 통해 가격 급등에 대처하고 있지만, 상승폭이 예상치를 넘어서서 근본적인 자구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양사 관계자는 “영업, 생산, 관리 전 부문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원료비 비중이 큰 제당산업의 특성상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탕은 공산품과 같은 성격의 제품이 아니므로 국내 산업의 특성과 소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제당협회는 설탕 관련 산업인 제과·제빵·음료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설탕 가격을 10% 인상하더라도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에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설탕을 수출해달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국내 설탕 소매가격이 중국보다 15∼20% 싸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설탕 가격이 왜곡돼 있기 때문에 수익성만 생각하면 수출을 늘려야 하겠지만 국내 시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장기적으로는 국내 설탕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