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선발 경기관람 광저우 응원길베이징올림픽 보다 더 떨리고 긴장대만전 6이닝 1실점 V 안도의 한숨경기 후 껴안는데 가슴 찡하더라고
류현진 선수. [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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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절대 에이스’ 류현진은 13일 대만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6이닝 5안타 1볼넷 4삼진, 1실점의 호투로 기분 좋은 6-1 승리의 주춧돌을 깔았다.
류현진은 “우리로서는 절대 질 수 없는 게임이었다. 긴장을 많이 했고, (추)신수형 덕분에 좀 더 편안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들 뿐만 아니라 아버지 류재천 씨의 마음도 똑같았다. 아내 박승순 씨와 함께 아오티베이스볼필드를 찾아 아들을 응원한 아버지 류 씨의 말을 통해 1차전을 되돌아본다.
○“베이징 때보다 더 떨려”
류현진은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일군 주역. 아버지 류 씨는 당시에도 현장을 찾아 아들을 응원했다. 류 씨는 대만전에 앞서 “하도 두들겨 맞아 (베이징 때보다) 더 떨리고 걱정된다”고 했다. 대회를 앞두고 팬들과 언론에서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진 것에 대해 아들 못지 않게 아버지도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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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류재천 씨(왼쪽)와 어머니 박승순 씨가 이날 선발 등판한 아들 류현진을 응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신수가 저렇게 쳐 주니 고맙지”
추신수의 연타석 2점포로 4-0으로 앞선 3회. 아버지의 얼굴에선 그제서야 살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추)신수가 저렇게 쳐주니 고맙지. 현진이도 몸도 마음도, 많이 가벼워졌을 거야.” 아들을 키우면서 ‘야구 전문가’가 다 된 아버지는 “1회를 잘 넘기고 나서 회가 거듭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 페넌트레이스 때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잊지 않았다.
○“6회 정말 큰 점수 낸 거야”
5회 2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류현진은 4-0 스코어가 계속되던 6회초 2사 2루에서 린즈셩에게 빗맞은 중전안타를 맞고 결국 1실점을 하고 말았다. 아버지 류 씨의 아쉬움을 털어낸 것은 동료 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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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나를 껴안더라니까. 평생 처음이야”
엔트리 제출 실수로 7회초 윤석민이 등판했다가 봉중근으로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갑자기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무사 1·2루에 몰리고 말았다. 편안하던 아버지 류 씨의 표정에 갑자기 그늘이 진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내야진의 매끄러운 수비와 상대 주루 미스로 무실점으로 넘어갔고, 그제서야 아버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4일, 홍콩전에 앞서 만난 류 씨는 “어제 게임 끝나고 버스 타러가는 현진이를 잠깐 만났는데, 글쎄 그놈이 달려와서 나를 덜컥 껴안더라고. 베이징때는 물론이고 이제까지 한번도 그래본 적이 없는 녀석인데 말이야”라면서 “얼마나 마음 고생이 컸는지, 알 수 있겠더라. 순간 마음이 찡했다”고 했다.
광저우(중국)|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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