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요리도 딴판… 또 다른 중국
12일부터 27일까지 16회 아시아경기가 열리는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는 축제를 알리는 푸른 현수막으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광저우 시는 진시황이 기원전 214년 이곳을 정복하고 편입한 것을 시점으로 삼아 올해 초 도시의 나이가 올해 2224세라고 선포했다.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올림픽과 세계박람회로 이름을 떨친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못지않은 국제도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10년간 2000억 위안을 들여 기초 시설을 정비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 보안 자원봉사자만 83만 명
광저우 시와 대회조직위는 보안태세 강화를 위해 시로 통하는 주요 간선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보안 자원봉사자 83만 명과 경찰 7000명을 투입했다. 지하철과 호텔 등 숙박업소를 출입할 때 검색도 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 개방과 국제화의 도시
광저우는 역대 왕조 중 가장 국제화됐다고 평가받는 성당(盛唐) 시대에 대외 무역관할 기구인 시박사가 처음으로 설치된 곳이자 송나라 때도 국제무역의 중심지였다. 이후 쇄국정책을 편 명청조 시대에도 거의 유일한 대외 개방항구로 외국의 문물을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선 후 1957년부터 시작된 ‘캔턴 페어’(광저우 교역회)는 문화대혁명의 광란 속에서도 끊이지 않고 봄가을 한 해 두 차례 열려 올해로 108회를 맞아 중국 경제 개혁개방의 산파역할을 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에는 인근 선전(深(수,천)) 주하이(珠海) 등이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경제성장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광저우의 지역총생산(GRDP)은 9112억 위안으로 주요 도시 중 베이징 상하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개방과 국제화를 선도해온 광저우는 2008년 2만 명에 불과하던 아프리카 근로자가 올해 20만 명으로 폭증하면서 불법체류 근로자 문제 등으로 진통을 앓고 있다.
○ 굴욕과 혁명의 상징
광고 로드중
광둥을 뜻하는 월(월·웨)이라는 말이 들어간 월어(언어) 월극(가극) 월채(요리) 등은 베이징 상하이 등과는 확연히 구분되며 광저우는 ‘웨 문화’의 중심지다. 광둥어는 현재 광둥 성과 홍콩에서 사용된다. 세계 약 3000만 명 이상의 화교 중 민난(민南)어 방언을 쓰는 푸젠(福建) 성 출신이 아니면 대부분 광둥 성 출신이다. 광저우 요리는 뱀 원숭이 자라 등 어패류 양서류 파충류 곤충류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생물을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 인상적이다. 고대 봉건왕국 이래 현재까지 남아 있는 역사유적 등을 답사한 책 ‘광저우 이야기’를 최근 출판한 강정애 박사(광저우 한국 총영사관 근무)는 “광저우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중국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