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작은 온정들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작 전문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시도 공동모금회 직원의 비리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원사업이 중단되는 등 모금 열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 불우이웃 돕기 기부 행진
최근 전남 무안군 몽탄면에 사는 한 농민이 결식아동을 도와주라며 쌀 65가마(1300kg)를 전남도청에 전달했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 농민은 “밥 굶는 아이를 줄이는 데 조그마한 보탬이 됐으면 한다”며 도청에 쌀만 전달하고 돌아갔다. 전남도는 결식아동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 7곳에 이 쌀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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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숭의중고 교직원과 학생들은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연탄 4000장을 8일 남구청에 기증했다. 이들은 9일 오후 방림2동에서 혼자 사는 노인 등 16가구를 찾아 연탄을 배달했다. 남편이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채소도매업을 하고 있다는 고경희 씨(남구 주월동)도 이날 배추 2500포기를 남구청에 기탁했다.
○ ‘사랑의 열매’ 모금은 시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지회는 다른 지역 직원들의 비리 때문에 한파를 실감하고 있다. 광주지회는 2004년부터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하던 ‘무료 개안(開眼)시술 사업’을 9월 말 일시 중단했다. 한부모, 조손가정 자녀와 소년소녀가장 중고교생을 위한 교복지원 사업도 시행 3년 만에 중단했다. 교복지원 사업은 광주지회 자체사업으로 지역에서 호응을 얻었으나 중앙회의 지역 배분 지원액이 줄어드는 등 예산 부족으로 사업을 포기했다.
광주지회는 연말연시 모금액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12월과 내년 1월 두 달 동안 모금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5000만 원 줄어든 2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 때문에 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구의 한 노인시설 관계자는 “복지시설들이 예산 축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모금회 지원이 절실하다”며 “모금회의 불미스러운 일로 기부문화가 위축되고 그 여파가 어려운 복지시설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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