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갈등으로 관계 악화, 8일 축구 맞대결 긴장 속 치러조직위는 대회 망칠까 우려, 감정싸움 경계 촉각 곤두
“솔직히 분통이 터지죠. 어떻게 준비한 광저우 아시아경기인데요. 중국의 대회 첫 경기에서 그것도 일본에 완패했으니….”
최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소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의 감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제16회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대리전 양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회 개막 이전인 8일 광저우 톈허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중국과 일본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시작 전부터 이런 긴장된 분위기를 반영했다. 일본의 한 신문은 일본이 이기면 중국 관중이 폭도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대회 조직위는 중국과 일본 관중을 분리하고 공안요원을 대거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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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회 관계자들은 한편으론 자칫 이런 양국 감정으로 대회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미리 교육을 받은 듯 하나같이 “일본은 중국의 친구”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신문들의 보도 모습은 엇갈렸다. 광저우 최대 신문 광저우일보는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스포츠면 머리기사로 올리고 자국 경기는 결과만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지역 일간 난팡일보는 일본 선수들과 중국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중국 축구대표팀은 모래성이었다’는 제목으로 대표팀의 무력한 경기 내용을 머리기사로 질타했다.
배구와 농구 등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강한 종목의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중국과 일본이 대결할 가능성이 있어 양국의 대리전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